코로코 방역·해충 칼럼

‘K-방역’은 진화 중…모범사례 넘어 세계 표준으로

국민 기본권 침해 않고도 감염병 확산 막아…세계 각국 ‘K-방역’ 모델 잇따라 채택

의료용 방진복 수출액 12만% 증가 등 역대급 기록 중…국제표준화 추진

정책브리핑 김차경 2020.06.16
 

2020년. 갑자기 찾아온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혼란에 빠졌다. 무방비 상태에서 맞닥뜨린 신종 감염병에 각국은 국경 문을 걸어잠궜고, 자국민들의 이동을 제한했다. 바이러스의 유입을 막기 위한 강력한 조치방법으로 봉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결론은? 현재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800만명을 넘었고 이 중 43만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에 반해 코로나19 사태 초기 확진자가 대거 나오면서 중국과 함께 위험국으로 분류됐던 대한민국은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면서 ‘모범 방역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한 때 확진자 수 세계 2위를 기록하기도 했던 우리나라의 방역대응에 전 세계의 극찬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 기본권 침해 않고도 감염병 확산 막아…‘K-방역’의 탄생

우리나라가 이동 제한, 지역 봉쇄 등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지 않고도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수 있었던 것은 촘촘한 방역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불필요한 접촉을 줄여 차량에 탑승한 채로 감염병 검사를 받는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 신속하게 확진자를 찾아내는 진단키트, 병상이 부족한 상황에서 가벼운 증상의 확진자를 치료하기 위한 생활치료센터까지. 한국식 감염병 대응시스템을 뜻하는 ‘K-방역’이 빛을 발하고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마련된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잠실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 마련된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에 대한 진단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방역 정책과 관련 기술을 공유해달라는 각국의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그동안 120개가 넘는 국가에서 우리나라에 진단키트 수출을 비롯, 방역 노하우의 공유를 요청해 왔다. 정부는 지난 3월 아랍에미레이트(UAE)에 5만 1000명분의 코로나19 진단키트를 수출하기로 확정한 것을 시작으로 전염병 퇴치를 위한 국제공조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지난달 20일 기준 73개 코로나19 진단키트가 수출용 허가를 받아 미국, 이탈리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이집트, 인도네시아 등 110여개국에 수출 중이다. 수출된 물량은 지난 19일까지 5646만명이 진단을 받을 수 있는 분량이다. 품목허가 절차가 까다로운 미국 시장에도 진출했다. 

지난 4월에는 국제사회의 ‘K-방역’ 경험 전수 요청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국무조정실,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12개 관계부처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한국국제보건의료재단 등 6개 유관기관이 참여하는 코로나19 대응 국제방역협력 총괄전담팀(TF)을 신설했다.  

국제사회 공유 쇄도…국제방역협력 총괄팀 신설·‘웹세미나’ 개최 등 체계적 대응

총괄전담팀은 ‘K-방역’에 대한 세계 각국의 관심이 높아지고 쇄도하는 국제사회의 공유 요청에 체계적·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웹세미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5월 4일 시작한 웹세미나는 지금까지 총 5회 열렸으며 총 110여개 국가에서 누적 2200여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1~3차에서는 우리의 방역정책 전반에 대해, 4차부터는 출입국·검역·역학조사·경제정책 등 정부의 주제별 대응 경험을 공유하고 있다.

지난 달 27일 열린 제3차 웹세미나에서 권순만 좌장(맨 왼쪽)을 비롯한 연사 5명이 국가 방역정책과 현황, 진단검사 등 전문 강연을 마친 후 현장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지난달 27일 열린 제3차 웹세미나에서 권순만 좌장(맨 왼쪽)을 비롯한 연사 5명이 국가 방역정책과 현황, 진단검사 등 전문 강연을 마친 후 현장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보건복지부 제공)

지난달 25일에는 총괄전담팀의 통합게시판을 외교부 영문 홈페이지에 신설했다. 게시판은 위기대응 주요전략, 진단검사, 격리·역학조사, 치료 및 환자관리, 출입국 관리, 유관 정책 등 6개 분야별 방역 협력 자료를 쉽게 찾을 수 있도록 정리하고 총괄 TF가 주관하는 웹세미나 영상도 게시했다. 이를 통해 외국의 수요자가 한국의 코로나19 대응 경험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사태 발생 후 각 부처와 전문기관 등을 통해 웹세미나, 영상회의, 유선회의, 자료 제공 등 430여건의 국제방역협력을 시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각국은 ‘K-방역’ 모델을 잇따라 채택하고 있다. 지난 3월 13일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미국은 차에 탄 채 진단검사를 받을 수 있는 승차 검진(드라이브 스루) 방식을 도입했고 앞서 영국·독일·벨기에·덴마크 등 유럽 국가들도 승차 검진 선별진료소 운영에 나섰다. 이는 인도네시아, 태국 등 아시아 국가들도 마찬가지다. 국내에서 처음 승차 검진 선별진료소를 운영했던 칠곡경북대병원은 운영 노하우 등을 투르크메니스탄에 전파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 ‘K-방역’ 모델 잇따라 채택…관련 제품 수출 역대급 기록 세우고 있어

걸어서 통과하며 코로나19의 검사를 받을 수 있는 ‘워크스루(도보 이동형)’ 선별진료소도 우리나라가 처음 시행했다. 지난 4월 특허청이 ‘K-워크스루’의 브랜드화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을 시작한 이후, 한국형 워크스루 장비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수출이 확대되고 있다.

서울 양지병원에 설치돼 있는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의료진과 환자가 완전히 분리돼 문진에서 진료, 검체 채취 작업을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서울 양지병원에 설치돼 있는 ‘워크스루’ 선별진료소. 의료진과 환자가 완전히 분리돼 문진에서 진료, 검체 채취 작업을 안전하고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

워크스루 제작업체인 고려기연은 태국에 31대, 일본에 3대, 말레이시아·필리핀·카타르 등에 각 2대를 수출했다. 여기에 이탈리아 적십자사의 요청으로 2대를 기부하는 등 총 6개국에 42대의 장비를 수출하며 31만 달러의 수출 성과를 거뒀다.

워크스루는 5월 중순을 기준으로 태국, 러시아 등 9개국에 300대 이상 수출됐다. 워크스루 특허권을 보유한 양지병원은 해외 각지의 요청에 따라 현지에서 장비를 자체적으로 생산·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 노하우를 6개국 9개 기관에 전수하기도 했다.

‘K-방역’은 코로나19 사태 속 적신호가 켜진 우리 경제에 도움이 되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1분기 의약품·의료기기·화장품 등 보건산업 수출액은 총 44억 달러(약 5조 3422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2.5% 증가했다. 지난달 바이오헬스 품목의 수출액도 11억 71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9.4% 확대됐다.

높아진 ‘K-방역’의 위상 덕에 관련 제품의 수출은 역대 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의료용 방진복 수출액은 2463만 2000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2만 4561.5% 증가하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웠다. 라텍스 장갑 155만 1000달러(399.3%), 의료용 고글 72만 7000달러(205%) 등도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손소독제의 수출액도 전년 대비 1만 5018.7% 증가한 8428만 달러로 집계됐다.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뷰티·방역 화상상담회’에서 한 참가자가 화상연결을 통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방호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지난 4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K뷰티·방역 화상상담회’에서 한 참가자가 화상연결을 통해 외국 바이어들에게 방호복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코로나19 진단키트 수출은 2월까지는 미미한 수준이었으나 코로나19의 확산추세에 따라 3~4월 들어 급증했다. 진단키트는 지난해 기록이 없어 증가율은 확인할 수 없지만 5월 수출액이 1억 3128만달러로 4월의 2억 65만 3000달러에 이어 억단위 수출액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19 위기가 되레 ‘K-방역’을 부각시키는 계기가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적 모범사례 인정받은 ‘K-방역’ 국제표준화 추진…대한민국 국격 높인다

정부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진단검사법, 승차 검진 선별진료소 등이 국제적 신뢰를 받으며 유효성이 입증됨에 따라 ‘K-방역’의 국제표준화를 추진한다. 이를 위해 지난 11일 범부처 합동으로 ‘K-방역모델’ 국제표준화 추진전략(로드맵)을 확정했다. 

로드맵은 검사·확진(Test)→역학·추적(Trace)→격리·치료(Treat)로 이어지는 3T를 체계화해 18종의 국제표준안을 제시하고 있다. 18종은 3T(Test-Trace-Treat) 단계별로 체계화해 추진된다. 여기에는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행한 승차 검진 선별진료소, 생활치료센터 운영 등도 포함돼 있다.

이 중 코로나19 진단기법인 실시간 유전자 증폭기반 진단기법(RT-PCR)은 지난 2월 국제표준안 투표를 통과해 올 연말 국제표준 제정을 앞두고 있고 승차 검진 선별진료소 표준안은 지난 4월 ISO에 신규표준안을 이미 제출한 상태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가운데)을 비롯한 직원들이 지난 22일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환자 진료 및 치료에 힘쓰는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질병관리본부장, 가운데)을 비롯한 직원들이 충북 오송 질병관리본부에서 코로나19 환자 진료 및 치료에 힘쓰는 의료인에게 고마움을 전하는 ‘덕분에 챌린지’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정부는 국제표준화 추진으로 국내 감염병 진단기술, 방역 장비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 보건 의료 분야의 중심국으로 도약하고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헬스 산업의 세계 시장 선점 기반을 마련해 우리나라의 국격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물론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아직도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위기 속에도 새로운 기회가 찾아온다는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 스스로도 잊고 있던 우리의 저력을 확인시켜 줬다. ‘K-방역’이 그것이다.

 

<자료출처=정책브리핑 www.korea.kr>